1) 이갈이란?
유형부터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이갈이(Bruxism)는 비자발적으로 이를 강하게 문지르거나 꽉 무는 습관을 말합니다. 수면 중 나타나는 야간 이갈이(수면 브럭시즘)와 깨어 있을 때 무의식적으로 이를 꽉 무는 주간 이갈이(각성 브럭시즘)로 구분합니다. 야간형은 대개 배우자나 가족이 소리를 듣고 먼저 알아차리며, 아침에 턱이 뻐근하거나 머리가 무거운 느낌이 동반됩니다. 주간형은 집중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윗니와 아랫니가 맞닿아 있는 시간이 길어져 치아와 턱관절에 과부하가 걸립니다.
이갈이는 단순한 습관 문제가 아니라 치아 마모·파절, 잇몸퇴축, 턱관절장애(TMD), 근막통증,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 관리가 필요합니다.
2) 이갈이의 주요 원인과 위험 요인
정확한 단일 원인은 없지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 스트레스·불안·수면 질 저하: 긴장 상태가 지속되면 교근과 측두근이 과도하게 수축합니다.
- 카페인·알코올·니코틴: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근육 긴장이 증가하고 수면 중 미세각성이 잦아집니다.
- 약물 영향: 일부 항우울제(SSRI/SNRI), ADHD 약물, 카페인 보충제 등은 이갈이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수면무호흡증: 산소저하로 인한 미세각성이 턱 근육 수축을 유발합니다.
- 교합 이상·치아 상실: 힘의 분산이 고르지 않아 특정 치아와 관절에 부담이 집중됩니다.
- 위식도역류: 야간 산 역류가 치아를 자극하고 각성을 유발합니다.
- 유전·가족력·성격 요인: 완벽주의·경직된 성향에서 더 자주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 어린이 성장기: 신경근 발달과 치열 변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대부분 자연 소실됩니다.
3) 놓치기 쉬운 증상
다음 항목 중 여러 개가 해당되면 진료가 필요합니다.
- 아침에 턱이 뻐근하며 입을 벌릴 때 딱 소리가 납니다.
- 어금니 교두가 평평해지고 치아 길이가 짧아진 느낌이 있습니다.
- 이유 없는 시린 증상이 나타납니다.
- 두통이나 측두부 통증이 잦습니다.
- 치아 파절로 보철이나 레진 치료를 반복합니다.
- 파트너가 수면 중 이를 간다고 알려줍니다.
이 외에도 구호흡, 코골이, 주간 졸림이 동반되면 수면무호흡증 검사가 필요합니다.
4) 진단 방법
치과에서는 치면 마모도, 균열선, 치경부 마모, 교합면 평탄화, 혀·뺨 교흔 등을 확인합니다. 교합지, 근전도 측정 등으로 근활성도를 평가하며, 턱관절 가동범위와 개구 시 편위 여부도 확인합니다. 수면무호흡이 의심되면 수면다원검사(PSG)를 권하기도 합니다.
5) 1차 치료 – 마우스피스(교합안정장치)
이갈이 관리의 표준 치료법은 맞춤형 하드 스플린트입니다.
- 목적: 치아·관절 보호, 힘 분산, 근육 이완, 미세각성 시 충격 흡수
- 종류: 하드 안정장치, 소프트 가드, 전방유도/리포지셔닝 스플린트
- 착용법: 취침 30분 전 착용, 아침에 빼서 세척 후 건조
- 관리: 주 12회 세정제 사용, 612개월마다 교합 조정, 2~3년마다 교체 권장
- 주의: 기성품보다 맞춤형이 훨씬 효과적이며, 교합 조정이 정확해야 합니다.
6) 2차 치료 – 생활습관· 수면위생· 스트레스 관리
마우스피스만으로는 근본 해결이 어렵습니다.
- 주간 각성 인지 훈련: NRT 룰(치아 떨어뜨리기, 혀는 윗니 뒤, 입술 닫기)
- 스트레스 완화: 명상, 호흡법, 규칙적인 운동
- 수면위생: 일정한 취침·기상 시간, 전자기기 사용 제한, 적정 온도 유지
- 턱·목 스트레칭: 하루 2~3회 턱 개폐 운동, 저항 벌리기, 측방·전방 슬라이드 운동
- 식습관: 질기고 단단한 음식·껌 피하기
7) 추가 치료
- 물리치료: 온열, 초음파, 근막 이완
- 약물치료: 단기간 근이완제·소염제 사용
- 보톡스 주사: 교근 비대와 통증 완화에 효과적
- 교합 조정·보철·교정 치료: 교합 불균형이나 치아 손상 시 필요
- 수면무호흡 치료: 구강 내 장치나 CPAP 사용
8) 어린이 이갈이 관리
대부분 일시적이지만, 치아 손상·턱 통증이 있으면 소아치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필요 시 소프트 가드 착용, 비염·편도비대 치료, 수면습관 관리가 도움이 됩니다.
이갈이는 방치하면 치아와 턱관절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마우스피스 착용과 함께 생활습관·수면위생·스트레스 관리가 병행되어야 재발을 줄일 수 있습니다. 증상이 의심되면 조기에 치과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